9.공간이 다르면 시간도 다르다 |
석가모니는 이렇게 무한히 긴 시간도 일순간에 지나지 않는다고 가르치고 있는 바, 이제 그의 우주관을 시간의 측면에서 고찰해 보기로 하겠다.
우주는 무한의 공간과 무한의 시간으로 이루어지지만 시간이란 공간과는 달리 순전히 관념적인것일 따름으로 현실적인 시간축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은 그냥 흘러가는 것이며 우리는 우리가 존재하는 순간에 구현되는 우주를 체험하고 있을 뿐 결코 시간 축을 따라 여행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간의 크기가 다르면 시간의 흐름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인데, 이 생각을 한 번 정리해 보기로 하겠다.
가령 가로 세로 각 1백m인 운동장이 있고, 키가 1m인 사람이 달려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사람은 100m를 10초에 주파한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어떤 마술을 써서 세상의 모든 치수를 10분의 1로 축소시킨 작은 세계를 상상해 보자.
그러면 운동장은 10분의 1로 줄어들 것이므로 축소된 사람에게는 축소된 운동장의 길이가 여전히 100m로 보일 것이다.
이제 정상세계와 축소된 세계를 운동장의 출발선이 같도록 나란히 놓고, 두 사람이 동시에 자기운동장의 출발점에서 달려 나가게 했다고 상상한다.
이때 축소된 세계에 있는 사람의 경우 그에게는 운동장도, 그를 둘러싼 환경도, 그리고 그 자신도 모두 10분의 1로 축소되었고 또한 그가 가지고 있는 시계도 축소된 세계의 시계이므로, 그가자기의 운동장 끝까지 달리는 데는 당연히 자기의 시계로 10초가 걸릴 것이다.
그러나 정상세계에서 볼 때 그 축소된 운동장은 10m로 보일 것이므로, 정상세계의 사람이 축소된 운동장의 끝과 동일한 지점에 도달하는 데는 1초 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두 세계의 사람이 서로 상대편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고 가정하면, 정상세계에서 볼 때 축소된 세계의 작은 사람이 달리는 모습은 아주 재빠르게 보일 것이고, 축소된 세계에서 볼 때는 정상세계의 거대한 사람의 달리는 동작은 마치 영사기를 10분의 1의 속도로 돌릴 때처럼 매우 느릿느릿하게 보일 것이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시간의 흐름이 공간의 크기에 반비례하여 길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10분의 1로 축소된 공간에 있는 존재에게는 시간의 흐름이 10배 길게 느껴진다. 다시 말하면 정상 세계의 1초는 10분의 1로 축소된 세계의 사람에게는 10초로 느껴진다.
축소된 공간에서 시간이 길어진다 함은 시간의 절대적인 길이가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시간이 미분화되어 그 흐름을 느리게 경험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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